허리, 목 디스크, 회전근개파열 환자의 -15kg감량 비법 1편
1. 나의 이야기 - 디스크와 동행
나는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것이 많다. 그것도 안 좋은 것을 많이 물려받았다.
어머니는 허리디스크, 목디스크, 고혈압, 당뇨가 있고, 아버지는 목디스크, 당뇨가 있다. 나는 그 중 '디스크'라는 유전을 얻게 되었다.
내가 처음으로 디스크로 쓰러진 나이는 25살이었다. 아직도 그때 일이 선명하다. 대학생 시절 자취방에서 본가로 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재채기 한 방으로 바닥에 쓰러졌다. 갑자기 등근육이 굳는 느낌이 들고 허리에 수십개의 송곳들이 후벼파는 고통에 일어나지 못했다. 다행스럽게 휴대폰은 내 주머니에 있었고 나는 바로 119에 신고를 했다. 내가 자취하던 동네는 큰 병원이 없어서 응급실에서 간단한 진통제만 맞고 곧장 서울에 있는 큰 병원으로 갔고, 디스크가 찢어졌다는 진단을 받게 되고 처음으로 신경차단주사 시술을 받게 되었다. 이때부터 나의 지옥이 시작되었다.
지금생각해보면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디스크가 찢어지고 난 다음의 나의 생활은 안타까운 반복의 연속이었다. 신경차단주사를 맞고 나면 허리에 통증이 없어져서 또 다시 허리에 좋지 않은 습관이나 자세를 취했고, 다시 아프면 병원을 가서 주사를 맞았다. 아플때는 항상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이번에 주사 맞고 통증이 사라지면 꼭 운동을 해야지.' 하지만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었다. 주사를 맞고 괜찮아지면 한 번도 아파본 적 없는 사람처럼 일상생활을 이어갔다. 그렇게 6년을 허비했다.
물론 중간에 운동을 안 했던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꾸준하게 운동을 하지 않았다. 그때는 운동의 중요성을 몰랐기 때문이다. '이러다가 괜찮아지겠지.', '나중에 많이 아프면 수술하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때는 2020년 9월이었을 것이다. 그날 태풍으로 인해 바람이 많이 불었던걸로 기억한다. 직장에서 택배박스를 옮기다가 넘어졌다. 그때 손을 잘못 짚게되면서 어깨가 돌아갔는데, 병원에 가보니 횐전근개부분파열 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때도 어깨에 주사를 맞고, 스트레칭을 하긴 했지만 꾸준하게 하지 않았고 조금만 몸을 움직이면 허리와 어깨가 동시에 아프기 시작했다.
2. 결심
내가 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가 2021년 10월 중순이었을 것이다. 그때도 허리를 다쳤기때문에 기억이 난다. 그리고 눈물도 흘린 날이었다. 아침에 출근준비를 하기 위해 침대 아래에 있는 서랍에서 양말을 꺼냈고, 침대에 앉아서 양말을 신으려고 다리를 들어올리는 순간에 찌릿한 통증으로 그대로 쓰러졌다. 그리고 눈물이 나왔다. 아파서 흘린 눈물이 아니었다.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억울했다. 격렬하게 운동을 하다가 다치면 말도 안 한다. 여태까지 아팠던 패턴들을 보면, 자고 일어났을 때, 기침 할 때, 재채기 할 때, 양말 신을 때, 기지개를 폈을 때, 신발을 신을 때 등 그때마다 쓰러졌다. 단 한 번도 강도 높은 운동을 하다가 디스크 통증이 온 적이 없다.
디스크는 그런 병이다. 그때 그 눈물은 아마 일상생활을 하지 못할 거라는 무서움과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조금만 움직여도 디스크 통증으로 아픈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나는 눈물이었다. 바로 직장 상사에게 전화해서 현재 상황과 내 몸상태에 대해 말씀을 전해드리고 진통제를 들이 붓고나서 1시간 정도 지난 후에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자주가는 병원으로 갔다. 그때 의사의 진단을 듣고 나는 운동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의사가 말하길 이번엔 늘 있는 4번 5번 디스크때문에 통증이 났다기보다 3번 4번 디스크도 좋지 않다는 진단을 받았다. 결국 내 허리를 6년동안 약물주사로 방치했던 이유로 인해 다른 곳까지 안 좋아지게 된 것이다. 병원에서 신경차단주사를 맞고 체외충격파를 받고 난 다음 집에 돌아와 결심을 했다.
'이제 운동을 하자.'
별 다른 핑계 없이 나는 딱 저 생각만 했다. 지금 만약 내가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40대, 50대가 되면 내가 번 돈을 병원에 갖다가 바치게 될 것이고, 일상적인 생활 자체가 안 되는 사람이 될 것 같다는 공포가 엄습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진짜 마음을 먹고 잘 치료하고 난 다음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3. 운동의 시작 - 필라테스(85kg)
다치고 나서 처음 3개월은 집에서 스트레칭을 매일 했다. 허리에 좋은 스트레칭을 다 찾아보고 나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서 쉬지않고 매일 했다.(정선근 교수님의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3개월 동안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고 난 다음 허리가 좋아지는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2년 4월, 그 용기를 바탕으로 나는 필라테스를 끊었다. 필라테스가 허리에 좋다는 소리를 주변에서 많이 들어서 한 번 시작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필라테스 등록은 처음부터 어려웠다. 일단 필라테스는 여자들이 많이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남자 회원을 받는 곳이 많지가 않다.(지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리고 필라테스는 보통 1대1 보다 그룹으로 많이 한다. 1대1로 하면 돈이 많이 들기때문에 그룹을 편성하여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나는 주변에 필라테스를 같이 할 친구도 없었다. 그렇게 며칠을 써칭만 하다가 남자회원을 받아주는 필라테스가 있어 등록하여 시작하였다. 그때 내 몸무게는 85kg이었다. 강사님께서 체중도 함께 감량해야 하기 때문에 식단을 해야한다고 하셨다. 예전에 나도 운동을 해봤고 식단을 했기 때문에 어느정도 식단에 대한 지식이 있었다.(식단과 관련된 내용은 나중에 상세하게 알려줄 수 있다.) 그렇게 필라테스 운동을 일주일에 2번, 3개월 정도 했고 3개월 동안 식단을 열심히 해서 7kg 감량에 성공했다.
4. 재활 PT 시작 - 근력운동(78kg)
필라테스를 계속 다니고 싶었지만 문제는 돈이었다. 일단 너무 비싸다. 그리고 집에서 할 수 있는 동작들이 그렇게 많지가 않았고 기구가 있어야 가능했다. 필라테스를 하면서 허리가 많이 좋아지기 시작했고, 제충도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자신감이라는 것이 생겼다. 그리고 용기를 내서 PT를 등록했다. 물론 재활전문 PT였다. PT를 시작한 날이 2022년 8월이었고, 그때 여름이벤트 행사로 인해 20회를 80만원에 등록했던걸로 기억한다. PT는 주 화, 목 2회를 진행했고 개인운동은 토요일에 해서 일주일에 3번 나갔다. 남들이 봤을때 일주일에 3번가지고 운동이 되겠냐고 하겠지만 디스크 환자에게는 엄청난 도전이었다. 그리고 일주일에 3번을 몇 달만 나간게 아니고 1년 반을 그렇게 나갔다. PT는 20회만 하고 난 다음 개인 운동으로 돌렸다. 어릴때 운동을 해봤고 식단을 해봤기 때문에 혼자 운동해도 충분할 것라고 판단을 했다.(운동과 식단과 관련된 내용은 뒤에 상세하게 적을 것이다.)
5. 몸의 변화 - 신경차단 주사 안녕, 목디스크 안녕
2022년 4월부터 운동을 시작하면서 많은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단 먼저 6년동안 함께한 신경차단주사와 이별하게 되었다. 매년 1년에 몇 번을 맞았을 주사를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한 번도 맞지 않았다. 간혹가다가 허리 통증이 있으면 1년에 몇 번 체외충격파 정도 받는게 끝이었다. 그리고 삶의 질이 상승했다. 양말을 신을 때나 신발을 신을 때, 바닥에 떨어진 것을 주우려고 할 때 등 허리를 숙여서 했던 모든 행동들이 자연스러워졌다.
체중 변화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PT와 헬스는 일주일에 3회 밖에 하지 않았고 식단도 점차 지겨워서 일반식으로 바꿨다. 그래도 살은 찌지 않았고 75kg~77kg을 왔다갔다 했다.
그러던 2023년 12월에 일이 터졌다.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뒷통수가 저릿저릿 하기 시작했다. 잠깐 저리다 말겠지 했는데 잠을 자는 내내 저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잠을 자지 못했고 뭔가 이상하여 자주가는 병원으로 가서 진료를 받아보니 나에게 또 다른 디스크 '목 디스크'가 찾아왔다고 의사가 말했다. 처음에 목디스크 진단을 받았을때 그렇게 충격이 크지 않았다. '올게 왔구나' 라는 생각이 컸었다. 그 이유는 디스크는 어차피 유전이 50% 이상이다. 부모님의 디스크 유전은 어마무시 하다는것을 허리디스크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목도 언젠가 안 좋아질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목과 관련된 운동도 열심히 했었는데 결국 찾아오게 되었다. 기분은 좋지 않았지만 허리디스크 통증을 이긴 이력이 있기 때문에 자신감은 있었다. 그 후로 나는 운동을 일 3회가 아닌 일 4회로 늘려나가기 시작했고, 2024년 5월부터 식단을 추가하고 주5회로 운동을 늘렸으며 목디스크도 좋아지면서 현재 체중 69kg, 골격근량 33.5kg, 체지방 17.8%로 유지하고 있다. 식단은 현재진행형이고 목표 체지방은 10%다.
6. 이야기를 마치며 - 운동법과 관리, 식단은 2편에서
나는 매일 아침에 출근하고 정시에 퇴근하는 평범한 30대 직장인이다. 사람들은 보통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근데 나는 솔직히 핑계로 들린다. 왜냐하면 나도 해냈기 때문이다. 아직 내 몸상태가 100% 좋아지진 않았고 현재진행중이지만 시간은 누구나 만들 수 있다. 해야겠다는 결심만 서면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통증환자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불규칙한 식습관, 앉아서 일하는 직장 등 생활 환경을 보면 통증환자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통증 환자가 늘어나면서 병원도 많이 생겼고 그로인해 의학도 많이 발전했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의학의 발전'이다. 의학이 발달하면 좋을 수 있다. 그만큼 단시간에 큰 노력을 들이지않고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해야하는건 바로 '관리'다. 의학의 기술이 아무리 발전을 해도 치료를 받고 나서 어떻게 관리하냐에 따라 나의 몸이 달라진다.
몸은 가장 정직하다. 내가 운동한만큼 바뀌고 운동을 안 하면 바뀌지 않는다.
아프면 약을 사먹지말고 운동에 투자를 해야한다. 지금은 수십만원이 깨지겠지만 나중에는 병원에 수백만원 수천만원을 갖다 바칠것이다. 맛집탐방, 여행 다 좋다. 하지만 거기에 투자할 돈이 있으면 운동에 투자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건강해지길 바라면서 운동방법과 관리방법, 식단은 2편으로 돌아오겠다.